평범한 직장인의 저축 여정: 왜 시작했는가?
"천만원을 모으려면 얼마나 걸릴까?" 저는 입사 3년 차에 이런 고민을 하며 본격적인 저축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서울 신림동에서 월세 45만원짜리 원룸에 살면서 매달 300만원 초반대의 월급을 받고 있었죠. 그중 상당 부분이 생활비와 각종 공과금, 대출 상환 등으로 빠져나갔고, 월말이면 통장 잔고가 항상 바닥을 쳤습니다. 동기들은 벌써 결혼 자금을 모으고, 전세 계약을 준비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초조함이 밀려왔습니다.
특히 2022년 초, 부모님이 갑작스러운 수술로 500만원의 의료비가 필요했을 때 제 통장에는 고작 178만원 밖에 없었고, 나머지는 급하게 대출을 받아 해결했던 경험이 저를 변화시켰습니다. 그날 이후 "언제든 500만원은 쓸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는 목표를 세웠고, 더 나아가 3년 안에 천만 원을 모으기로 결심했습니다.
월급의 30% 저축,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처음에는 월급의 30%를 저축한다는 것이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당시 제 월 수입은 세후 310만원 정도였으니, 30%면 93만원이었죠. 첫 도전은 실패했습니다. 월급일에 93만원을 별도 통장으로 이체했지만, 월말이 되기도 전에 생활비 부족으로 30만원을 다시 빼서 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전략을 바꿨습니다. 우선 제 지출 패턴을 분석했습니다. 배달 어플로 점심을 주문하는 비용(월 32만원), 퇴근 후 동료들과의 회식 비용(월 28만원), 주말 데이트 비용(월 25만원)이 가장 큰 지출이었습니다. 이를 줄이기 위해 회사 구내식당 이용하기, 월 회식 참여 횟수 줄이기, 데이트 비용 합리적으로 조정하기 등의 작은 변화를 시작했습니다.
또한 월급을 받자마자 30%를 먼저 자동이체로 빼놓는 '페이 미 퍼스트(Pay me first)' 전략을 채택했습니다. 처음 2개월은 정말 빠듯했지만, 3개월 차부터는 적응이 되기 시작했고, 6개월이 지나자 이것이 하나의 습관이 되었습니다.
저축 습관 만들기: 극복 사례
저축 습관을 만드는 과정에서 여러 번의 실패도 있었습니다. 가장 큰 위기는 회사 워크숍과 친구의 결혼식이 겹친 달이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지출로 저축 계획이 무너질 뻔했죠. 그때 깨달은 것은 '비상금'의 중요성이었습니다. 그 후로 월급의 30% 중 25%는 절대 건드리지 않는 '코어 저축'으로, 5%는 예상치 못한 지출을 위한 '버퍼 저축'으로 구분했습니다.
또 다른 어려움은 소비 욕구를 참는 것이었습니다. 같은 회사 동료들이 새 아이폰을 구매하고, 명품 가방을 사는 모습을 보며 '나만 뒤처지는 게 아닐까'하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저는 '지연된 만족'이라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충동적으로 무언가를 사고 싶을 때 "2주 후에도 여전히 필요하다면 그때 구매하자"라고 스스로에게 약속했죠. 놀랍게도 2주가 지나면 대부분의 욕구는 사라졌습니다. 이 방법으로 지난해에만 대략 180만 원을 아낄 수 있었습니다.
저축액을 늘리는 여러 방법들
가장 효과적이었던 것은 '52주 적금 챌린지'였습니다. 첫 주에 1만원, 둘째 주에 2만원을 넣고 매주 1만원씩 증액하는 방식으로, 1년간 약 1,378만원을 모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저는 이를 역으로 적용했습니다. 52주 차에 1만원, 51주차에 2만 원을 넣는 식으로 시작해 점점 금액을 줄여나갔죠. 결과적으로 1년 동안 약 700만원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돈 분리 전략'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월급통장, 생활비통장, 저축통장을 분리하고 각각 다른 은행을 사용했습니다. 특히 저축통장은 인터넷뱅킹 앱도 설치하지 않아 접근성을 일부러 낮췄죠. 또한 중도해지 시 이자가 크게 감소하는 적금 상품에 가입해 쉽게 해지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수입을 늘리기 위한 노력도 병행했습니다. 성과급을 받기 위한 목표 초과 달성, 주말 번역 아르바이트, 대학생 과제 첨삭 등으로 매달 30~40만원의 추가 수입을 얻었습니다.
소액으로 투자 시작하기
매달 10만원씩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며 장기 투자의 원칙을 지켰습니다. 가상화폐 투자로 40% 손실을 본 후엔 자산 배분 원칙을 세웠습니다. 안전자산 80%, 공격자산 20% 구조였죠. '급여 분할 투자법'을 활용해 월 40만원 투자 시 10만원씩 주간 분할로 투자해 평균 매수 단가를 안정화시켰습니다. 가장 성공적이었던 투자는 사내 직원 주식 구매 프로그램이었습니다. 회사가 20%를 추가 지원해 480만원 투자로 약 670만원의 자산을 형성했습니다.
작은 성취감이 모여 큰 자산이 되는 과정
100만원, 300만원, 500만원 등 중간 목표를 설정하고 각각의 성취마다 보상을 했습니다. 순자산이 마이너스 180만원에서 시작해 2년 10개월 만에 천만원을 돌파했습니다. "지금 당장 500만원이 필요하다면 구할 수 있냐"는 질문에 "네, 가능합니다"라고 대답할 수 있었던 경험은 잊을 수 없습니다. 안정된 저축 습관 덕분에 부서 이동도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작은 성취감부터 느껴보세요. 천만원을 넘겼을 때 그 성취감이란 없던 희망도, 현실의 욕구불만도 어느새 사라지고 더 모으고 싶은 욕구가 더 높은 금액에 도전하고 싶어 집니다.
천만원 이후의 목표: 10년 후 1억 모으기
'3년 안에 3천만원'을 새 목표로 설정하고 자산 배분을 안전자산 60%, 공격자산 40%로 조정했습니다. 부동산 투자 경험도 쌓기 시작했고, 재무 컨설팅을 통해 10년 후 1억원 형성 가능성도 확인했습니다.
무엇보다 돈을 모으는 궁극적인 목적은 '경제적 자유뿐만 아니라 삶의 바라보는 선택의 다름'이라고 믿습니다. 의미 있는 삶을 위한 수단으로써 돈을 바라보는 관점이 생겼습니다. 저축과 투자는 마라톤입니다. 월급의 30%를 꾸준히 모은다면 누구나 천만원 목표를 이룰 수 있습니다.